수행공학(HPT)과 액션러닝
백수진 박사/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수행공학과 액션러닝은 비슷한 듯, 다른 HRD 접근법이다. 두 가지 접근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현재 활용되는 정도를 점검한 후 향후의 방향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두 가지 접근법의 가장 큰 공통점은 두 가지 모두 조직내 경영상의 실제 문제를 다루는 문제해결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목적과 주체, 철학의 관점이 서로 다르다.
수행공학은 Schein이 제시한 3가지 문제해결(컨설팅) 모델 중 ‘의사-환자 모델’을 따른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치하는 것과 같이 수행컨설턴트가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안을 제시하는 철학과 프로세스를 따른다. 수행컨설턴트가 오너십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액션러닝에서는 ‘Process Consultation 모델’을 따르는데, 이 모델은 협동적 문제해결 과정으로서 컨설턴트와 구성원이 함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강구한다. 구성원이 문제해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해결안과 실행에 오너십을 가지게 되는 장점이 있다. 액션러닝은 이러한 관점에서 구성원 집단이 스스로 탐구,질의하여 현업의 실제 문제해결을 주도한다. 이 때 컨설턴트는 자문의 성격을 지닌 퍼실리테이터의 역할만 수행한다.
수행공학은 HRD부서와 HRD 담당자가 주체가 되어 조직내 문제해결을 주도하며, HRD 부서의 컨설팅 역량이 선행조건이다. 반면, 액션러닝은 교육적 intervention으로서 구성원들이 조직내 실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문제해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액션러닝은 이미 많은 기업에서 활용하여 그 효과성이 검증되었다. 물론 한국 조직 문화의 특성상 부작용도 많지만 말이다.
수행공학은 국내에서 논의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HRD 분야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HRD 담당자들은 주로 교육을 기획, 설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하거나 역량모델링에 의한 역량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행컨설턴트로서 전체 사업부나 팀의 수행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에는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여기거나, 또는 인식을 하더라도 컨설팅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인식의 부족과 역량의 부족, 두 가지 모두 문제인 듯 하다. 개념과 방법론을 논의만 하는 수준에서 한 발짝 더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수행공학의 현주소이다.
문제해결이라는 근본이슈를 다시 한번 짚어보겠다. 지속적인 성과와 직결되기에 조직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그 문제를 현업의 구성원이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액션러닝), 아니면 HRD 담당자가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수행공학)?
문제를 구성원이 함께 집단지성으로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액션러닝), 아니면 소수의 컨설턴트가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수행공학)?
과도한 업무에 추가적인 문제해결 과제를 더 부담지울 것인가(액션러닝), 아니면 문제해결과 함께 HRD 담당자의 역량을 향상시킬 것인가(수행공학)?
이러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수행공학과 액션러닝이 가야 할 방향은 좀 더 명확해질 것이다.
백수진 박사/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 박사
현)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외래교수
전) 현대인재개발원, LG패션, 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