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크래프팅과 변화지향행동

백수진 박사/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업무 환경은 경쟁의 심화, 새로운 기술의 발전, 빈번한 인수합병, 고객 요구의 진화 등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조직구성원은 더 이상 사전에 규정된 직무기술서의 직무 수행만으로 성과를 달성하거나 조직의 효과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환경에서는 사전에 규정된 과업 내의 역할과 다른 사람들을 돕고 협력하는 과업 외 역할 행동만으로 조직의 성과를 달성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는 이 두 가지 역할로는 한계가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조직의 성공이 점점 더 지속적인 변화에 잘 적응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구성원의 행동과 능력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불확실성과 모호함이 증가하는 변화의 시기에는 예측하지 못한 변화 상황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도전을 주도하는 변화지향행동이 중요해진다.

그 동안의 변화 연구는 조직이 주도하는 관점의 조직개발과 변화관리 프로세스에 대해 주로 연구되었다. 그러나 변화를 실행하는 주체는 개인이므로 개인 주도의 변화 프로세스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이 주도하는 변화관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개인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변화하려는 의지와 태도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변화시키는 것이 성공적인 변화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개인이 업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규정된 직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스스로 직무를 재창조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이 때 고려해야 할 변인이 직무재창조, Job Crafting이다.

잡 크래프팅은 직무 재설계에 초점을 둔 개념으로, 구성원이 개인의 욕구, 능력, 선호도와 직무 특성간의 적합도를 향상하기 위해 자신의 직무를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스스로 직무환경을 바꾸어 자신의 직무의 적합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므로, 자율적 직무수행이 중시되는 현대의 업무환경에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직무 요구-자원 모델(Job Demands-Resources Model)에 근거하면, 잡 크래프팅 행동을 하는 구성원은 피드백, 자율성, 사회적 지원과 같은 직무자원의 수준을 높이고, 작업의 시간적 압박, 양적 부담 등 직무 요구를 감소시켜, 소진을 막고 직무열의를 증가시켜 성과를 향상한다.

잡 크래프팅은 직무자원 추구하기, 직무도전 추구하기, 직무요구 감소시키기의 3가지 차원의 행동을 통해 자신의 직무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행동이다(Tims, Bakker, & Derks, 2013). 잡 크래프팅은 구성원의 선호도에 따라 자신의 직무적합도를 향상하기 위해 개인 직무의 변화를 만들어나갈 뿐만 아니라, 조직의 효과적인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변화지향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구성원이 잡 크래프팅을 통해 개인의 직무특성을 변화시킴으로써, 개인에게 변화를 인식시키고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데 제한적인 경영자 주도의 Top-down 방식의 변화관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조직변화의 효과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혁신과 변화를 지향하는 조직은 변화를 시도할 때, 구성원이 스스로 직무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잡 크래프팅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출처: 백수진(2016). 직무재창조(Job Crafting)행동, 직무열의, 변화지향행동간의 구조적 관계. 중앙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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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박사
현)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외래교수
전) 현대인재개발원, LG패션, 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