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크래프팅, 일하는 동기 높이기
백수진 박사/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어떤 일을 행동하려는 ‘이유’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이유 때문에 결과, 즉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하려는 이유, 즉 동기(motivation)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동기에 대한 접근방법은 크게 심리학적 관점과 경영학적인 관점이 있다. 심리학적인 관점은 인간의 행동이 왜 발현되는지 그 원류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고, 경영학적인 관점은 관리자와 경영자가 어떻게 하면 구성원의 동기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의 방안에 대해 연구하는 좀 더 처방적인 접근이다. 대개는 2가지 접근을 모두 사용한다.
인간의 행동 중 특히 ‘일을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보겠다. 예일대 심리학과의 Amy Wrzesniewski 교수와 그녀의 동료인 McCauley, Rozin, 그리고 Schwartz 교수는 일하는 동기를 3가지로 제시했다. 각각은 생계수단(job), 경력(career), 소명(calling)이다. 일을 생계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다. 일 자체가 목적이 아니므로, 일 이외의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경력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돈을 버는 것 외에도, 현재의 직업에서의 향상과 성취를 지향한다. 좀 더 나은 경력을 얻기 위해 현재의 일을 한다.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은 일과 생활을 분리하지 않고 일 자체에서 목적과 즐거움을 추구한다. 자신의 일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의미있는 활동으로 여긴다.
일의 의미와 목적이 명확하고 일 자체에서 가치를 추구한 사람은 개인 생활에서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사례와 연구결과는 많이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생계수단의 이유로 일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일하는 동기를 좀 더 세분화해서 제시한 연구자가 있다. Neel Doshi와 Lindsay McGregor는 그들의 저서,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Primed to Perform: How to build the highest performing cultures through the science of total motivation)에서 일하는 동기를 6가지로 제시했다. 일하고 싶은 동기를 직접적으로 불러일으키는 직접동기 3가지와, 어쩔 수 없이 일하게 하는 간접동기 3가지로 나뉘어진다. 직접동기 3가지 각각은 즐거움(play), 목적/의미(purpose), 성장(potential)을 말한다. ‘일의 즐거움’은 그 일 자체를 좋아해서 일하는 것으로, 성과가 가장 높다. ‘일의 목적/의미’는 자신의 가치, 신념과 일의 의미가 부합하기 때문에 일하고 싶은 동기를 갖게 되는 경우이다. 2번째로 성과가 높다. ‘일의 성장’은 일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때 일하고 싶은 동기를 갖게 된다. 3번째로 성과와 관련이 있다.
주도적이지 않은 간접동기 3가지는 각각 정서적 압박감(emotional pressure), 경제적 압박감(economic pressure), 타성(inertia)이다. ‘정서적 압박감’은 실망, 기대에 대한 부응 등 정서적인 압박감으로 그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이다. 성과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경제적 압박감’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처벌 받거나, 단지 보상을 받기 위해 일을 수행하는 경우이다. 타성은 말 그대로 타성에 젖어 열정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듯이 일하는 것이다. 이 간접동기 중 정서적 압박감과 경제적 압박감은 실제 조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
Wrzesniewski 교수등이 말한 3가지 일하는 동기는 Neel Doshi와 Lindsay McGregor의 6가지 일하는 동기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첫째, Wrzesniewski 교수등이 제시한 ‘생계수단’은 Neel Doshi와 Lindsay McGregor가 제시한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과 유사한 개념의 동기라고 할 수 있고, 둘째, ‘경력’은 ‘일의 성장’, 셋째, ‘소명’은 ‘일의 즐거움’과 ‘일의 목적/의미’와 개념이 유사한 동기들이다.
Wrzesniewski 교수는 개인이 소명의 동기를 가지기 위해 스스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일과 개인의 가치를 일치시키는 방법으로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Neel Doshi와 Lindsay McGregor는 개인의 직접동기 3가지를 활성화시키고 간접동기 3가지를 억제하기 위해 개인 차원의 노력보다는 조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방법 9가지를 제시한다. 리더십, 조직정체성, 직무설계, 보상과 성과관리 제도 등을 통해 조직 내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음을 피력한다.
개인차원의 노력과 조직차원의 접근은 모두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인이 잡 크래프팅을 시도할 때 상사나 관리자가 이를 적극 지원해준다면 더 효과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동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잡크래프팅이 조직 내에 더욱 활성화되어야 하며, 조직은 이를 지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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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박사
현)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외래교수
전)현대인재개발원, LG패션, 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