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가 활용할 수 있는 학습자의 장기기억에 유용한 방법
이수민 연구소장/대표 (SM&J PARTNERS)
‘강사는 교육생들의 변화를 위해, 그들의 장기기억 형성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저는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교육생의 장기기억 형성에는 어떤 방법이 유용할까요? 제 책 ‘강사의 탄생’ 에도 인용하여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기억에 관한 세계적인 뇌과학자, 에릭 캔델의 명저 「기억의 비밀」의 기억 실험 이야기에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워싱턴 대학에서 기억 실험을 했다. 대학생들에게 250~300단어 정도의 글을 외우게 한 후
A, B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활동을 시킨 것이다.
A그룹에게는 외운 글을 7분 동안 다시 외우라고 요구(재학습)한 반면
B그룹에게는 그 글을 기억할 수 있는 한도까지 써내라고 요구(시험)했다.
실험 결과는 극적이었다.
시험이 재학습보다 장기기억 향상에 더 도움이 되었다. ”
왜 시험을 보게 한 것이 재학습을 시킨 것보다 장기기억에 효과적이었을까요? 우리 뇌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뇌는 크게 두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각입력’과 ‘운동출력’이 그것이지요. 그런데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요?
운동출력입니다. 우리 뇌는 입력보다 출력을 더 중시하도록 설계된 기관으로, 뇌는 출력함으로써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뇌에 기억되는 정보는 얼마나 빈번하게 뇌에 그 정보가 들어왔는가가 아니라 얼마만큼 그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 도달했는가, 즉 그 정보를 얼마나 사용했는가를 기준으로 선택된다고 합니다. (이케가야 유지,2013).
운동출력이 우선한다는 것은 기억의 원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즉 기억의 공고화(consolidation)를 위해서도 감각을 재입력하는 것보다 운동(여기서는 정신적인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지요.
장기기억으로 가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단순한 Repetition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억을 되새기는 Rehearsal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어를 잘 말하기 위해서는, 결국 장기기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영어를 단순히 반복적으로 귀에 노출하는 것보다 틈틈이 시험을 보거나 말을 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과 같은 원리이지요.
그래서 강사는 장기기억의 교육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간격을 두고 교육생들이 기억 인출 운동(회상활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억 질문을 한다든지, 개념을 자신의 언어로 정리해보게 한다든지 말이죠.
이렇게 좋은 강의는 지식의 습득(감각)이 아니라 활용(운동)에 달려있습니다. 우리 뇌의 본질적 구조상 말이죠.
참고문헌
에릭 캔델(2016). 기억의 비밀 : 정신부터 분자까지
이케가야 유지(2013). 뇌는 왜 내 편이 아닌가 : 우리의 습관을 좌우하는 뇌 길들이기
이수민 연구소장/대표 (SM&J PARTNERS)
저서) 강사의 탄생: 뇌과학을 활용한 효과적인 강의법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EMBA)
전)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HRD교수실
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교육팀/교육기획팀
sumin@smnjpartners.com